오늘 주유소에서 해고당했습니다.

대학교를 막 졸업하고 집안에 보탬이 되고 싶어서 주유소에 일했는데요.
그 전에도 편의점이나 식당에서 일한 적은 있었습니다.

아무튼 어제 출근하니까 소장이 화를 내더라고요.
출근시간 5분전에 출근하라고 했는데 왜 3분전에 왔냐고요.
2분 늦게 온거가지고 그렇게 화를 내는 관리자는 처음이었습니다.

다른 관리자도 출근시간 5분전에 오라고 말하긴 했었는데요.
그때도 출근시간에 아슬아슬하게 올때나 지각했을때 그런 말을 했었죠.
출근시간 3분전에 왔다고, 고작 2분 늦게 왔다고 그렇게 화를 내는 사람은 없었거든요.
그래서 저도 울컥해서 출근시간까지만 오면 안되냐고 물었더니, '너 사회생활 안해봤냐?' 말하더군요.
물론 저도 암묵적으로 출근시간 5분전에 출근하는거 알고는 있었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3분전에 출근했다고 이렇게 화를 내는 관리자는 처음이라서 그리 말한건데 사회생활 처음이냐고 되묻는 소장님이 참 어이가 없더라고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뭘 소장님이랑 싸우겠습니까? 그냥 네 알겠습니다. 하고 말았죠.

근데 문제는 그 이후였습니다.

보넷에 새똥이 묻은 차가 와서 자동세차기를 돌려달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교육받은대로 새똥에 세제를 뿌리고 자동세차기를 돌렸습니다. 그런데 그 새똥 때문에 자동차 보넷에 기스가 갔더라고요. 솔직히 황당했습니다. 다른 새똥묻은 차들도 자동세차기 돌려도 괜찮았거든요. 그래서인지 자동세차기 돌릴때 새똥 치우라고 교육은 받지 못했습니다.
얼마나 예상치 못한 사고냐면요. 저보다 25살이나 나이많은 형도 저보고 운이 없다고, 어떻게 새똥이 그렇게 될 수 있냐고 그러더라고요. 저보다 더 경력이 긴 형도 그런 말을 하고요.

아무튼 그러고 있는데 소장님이 와서 도색하는데 30만원 나왔다면서 100만원 이하는 보험이 안되니까, 이 사건을 사장님한테 말하지 말고 그냥 우리끼리 15만원씩 내자고 말하더라고요.
저로써는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서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이나 주변사람들하고 상담좀 해보고 결정하겠다고 하니까 소장님이 그냥 자기가 모두 내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한 5분쯤 뒤에 슬쩍 저보고, 너 언제부터 여기 일했지? 이렇게 묻더라고요. 그래서 대답을 해줬는데 알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그 다음날 출근하자마자 해고당했습니다. 오늘만 일하고 오지말라더군요. 3개월 미만으로 일한사람은 그냥 바로 자를 수 있다면서요.
해고사유는 근태문제와 업무미숙에 사회생활미숙이었습니다.
칼출근을 하고, 세자기 돌리는데 자동차에 대해 잘 모른다는 이유였네요.

참 사회생활 복잡하고 힘드네요.
하지만 제가 느낀건 그 사회생활에 대해서 소장님이 할말은 아닌것 같았습니다.
소장님은 폭언과 화를 주체하지 못하시는 사람이었거든요.

저보다 25살 많은 형이 실수로 호스에서 경유 몇방울 흘린적이 있었습니다.
그걸 소장님이 보고는 형에게 기름 닦으라고 말을하더군요.
그러니까 형이 당연히 예 라고 했는데요.
소장님이 '아니, 예라고 하지 말고 빨리 딱으란 말이오!' 라며 화를 내더라고요.
또 제가 업무용카드를 책상위에 두었는데 안보여서 옆에있던 소장님에게 물었더니 '그걸 내가 어떻게 아냐!' 이렇게 화를 내고요. 영수증 갈때가 되서 영수증 갈때 영수증이 3개밖에 안남아서 소장님에게 보고했더니, 또 화를 내면서 '니가 주유소에 관심이 없어서 여기 옆에 서랍에 있는데 모르지!' 이러고요.

이렇게 성질이 급하신분이라서 직원들은 모두 소장님을 좋아하지 않는데요.
반면에 저는 모든 직원분들과 아주 친하게 지냈고요.
이렇게 기본적인 것을 못하시는데 저보고 사회생활 운운 하시는 소장님에 대해서, 어린 제 생각으로는 소장님보다는 제가 더 사회생활 잘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오늘 해고당한처지이니 저도 그렇게 썩 좋은 사회생활을 한 것은 아닌 거 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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